이번에도 트로스키 지역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이스터 에그들을 살펴 보겠습니다.
전부 제가 시간을 들여 직접 찾아가서 확인한 것들입니다.
관심이 있으시면 여러분도 찾아가서, 다른 사람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은 없는지 살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 컷씬에 나타나는 공룡
게임 도입부에서 한스 케이폰과의 대련을 마치고 나면, 한스와 헨리는 몸을 씻으러 연못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런데 그 컷씬을 잘 보면 특이한 게 보입니다.
정지 화면으로는 알기 힘드니까 애니메이션 gif로 봅시다.
영화 쥬라기 공원의 벨로시랩터 같이 생겼네요. 더 작고 가늘어 보이지만 말이죠.
이 작은 공룡 혹은 도마뱀의 등장은 여기가 끝이 아닙니다.
대장장이 라도반의 부탁을 받고 행방불명된 수레를 찾아 세민으로 향하는 퀘스트에서, 세민에 도착하면 모라비아인들이 떠들썩하게 술을 마시는 참에 헨리가 입장하게 되는데, 여기서 동그라미 친 아치문을 잘 보아야 합니다.
헨리가 등장하기 전에 먼저, 이 작은 공룡이 달려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컷씬에 등장하는 공룡은 사실 더 있지만, 트로스키 지역에서 발견된 것이 아니므로 다음 기회에 소개하겠습니다.
▶ 호빗? 시계를 든 토끼?
트로스코비츠 마을에서 북동쪽으로 떨어져 있는 곳에, '트로스키의 작업대'라고 표시되는 곳이 있습니다.
물론 이 위치에 가야 지도에 표시되므로, 안 가본 사람들은 이 지도를 보고 찾아가 보세요.
찾아가 보면 낮은 언덕 위에 나무가 한 그루 있네요.
그런데 그 언덕에 특이한 것이 있습니다.
토끼굴처럼 구멍이 파진 곳들이 있네요. 토끼 굴이라고 생각하면 이상한 것이 없긴 한데, 그게 끝이 아닙니다.
나무 바로 아래에 있는 굴은 문짝이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는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네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호빗의 집이 이렇게 생겼지만, 거기 나오는 호빗의 집은 문짝만 있는 것이 아니라 현관 앞에 정원도 만들고 창문도 따로 있고 합니다.
그러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흰토끼의 굴인 걸까요?
글쎄요, 원작을 비롯해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등의 작품에서도 흰토끼의 토끼굴은 그냥 흙 속에 뚫려 있는 구멍으로 묘사되며, 문짝 이야기는 없습니다.
이것이 정확히 무엇을 표현한 것인지는 아직 이렇다 할 해답이 없는 상태입니다.
▶ 추락한 UFO
트로스키 남동쪽으로 거의 끝까지 가서 탐험하다 보면, 지도의 위치 근처에서 검은 연기를 볼 수 있습니다.
지도에 있는 얼룩을 기준으로 위치를 잡아 보세요.
연기를 따라 접근하면 추락한 UFO를 볼 수 있습니다.
사진 모드로도 이 이상 가까이 접근할 수는 없었네요.
대신에 4k로 찍은 스샷에서 일부를 잘라내 보았습니다.
일단 금속제인 것은 틀림이 없네요.
그런데 표면이 매끄럽지는 않은 것이, 왠지 커다란 금속 만두 같기도 합니다(?).
▶ 멕시코 외계인
이 UFO와는 멀리 있는 곳에, 외계인 시체로 보이는 것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바위탑 연못(위 지도에서 오른쪽 아래)에서 북쪽에 있습니다.
대략적인 위치는 위의 지도를 확인하세요.
지도가 있어도 눈에 띄지 않게 숨겨져 있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관목 덤불 아래 숨겨져 있기 때문에, 뭔가 숨겨져 있을 만한 큰 덤불을 찾으면 더 빠를 것입니다.
위 사진의 동그라미 친 곳입니다.
덤불 아래쪽의 빈 공간으로 들어가면, 두 개의 나무관이 보일 것입니다.
가까이서 보면, 작은 외계인 해골 두 구가 있습니다.
사실 이것은 2023년 9월, 하이메 마우산이라는 UFO 연구가가 1000년 전 외계인의 미라라면서 멕시코 의회까지 들고 나왔던 물건을 패러디한 것입니다.
국내 보도까지 되었었는데, 결국은 접착제로 동물 뼈들을 붙여 만든 가짜로 드러났다고 하네요.
관에 하얀 천을 깔고, 온도계를 옆에 놓은 것까지 (돌멩이로) 재현해 놓았습니다.
현실의 저것은 가짜였는데, 그러면 게임 속의 이 해골들은 진짜일까요?
자세히 보면 몸통 부분의 아래에 검은 긴 것이 촘촘히 있습니다.
아무래도 머리빗 같네요. 최소한 저 몸통 부분은 가짜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 멕시코 외계인은 손가락이 세 개인 것이 특징인데, 이 해골은 손가락 발가락 수가 다섯 개로 보입니다.
어쩌면 멕시코 외계인처럼 보이게 놓여 있을 뿐, 실제로는 (게임 속에서) 인간 아기의 해골이 맞는 것은 아닐까요.
주술을 부리기 위해서 이렇게 놓아두었거나, 아니면 이 지역의 특이한 장례법일지도 모릅니다.
▶ Let Me Solo Her라는 고인물
트로스키 지역 남서쪽 거의 끝에서, 벌목꾼 야영지 남서쪽 숲으로 조금 들어갑니다.
그러면 커다란 나무 뿌리 밑에서 이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양손에 사냥용 칼을 든 해골이 누워 있고, 해골은 머리에 항아리를 쓰고 있습니다.
그의 가슴팍에는 빨간 양귀비가 피어 있네요.
애석하게도 이 해골이 들고 있는 무기는 무기 토막이라서 가치도 공격력도 낮습니다.
이것은 프롬 소프트웨어의 게임 '엘든 링'에서 유명한, Let Me Solo Her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플레이어에 대한 존경을 담은 이스터 에그입니다.
이 플레이어는 맨몸에 항아리를 머리에 쓰고, 양손에 칼을 든 모습으로 다른 플레이어의 게임에 나타나서 어렵기로 유명한 보스 '말레니아'와의 전투를 도와주곤 합니다.
'내가 그녀를 혼자 잡을게'라는 이름대로, 다른 플레이어가 가만히 있어도 혼자서 말레니아를 상대하고, 혹여 같이 싸우더라도 상관하지 않습니다.
IGN과의 인터뷰에 의하면 말레니아를 꺾기 위해 242회나 시도한 이후, 이 말레니아라는 보스를 너무 좋아하게 되었고, 이 어려운 보스를 깰 수 있도록 다른 사람들을 돕기로 결심했다고 하네요. 방어구를 아무것도 입지 않는 것은 그것이 실력자, 즉 '고인물'이라는 표상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이 해골이 누워 있는 곳 위로 크게 자란 나무는 엘든 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황금 나무'를 뜻하는 것 같습니다.
가슴팍에 자란 빨간색 양귀비는 말레니아의 상징이 빨간색이기도 하고, 영웅적인 플레이어를 기리는 의미인 것 같네요.
▶ 거대한 얼굴 조각상
이번에는 트로스키 지역의 중앙 남쪽 끝으로 가 봅시다.
위의 지도에서 '사슴 사냥 장소'라고 표시된 곳으로 가면 특이한 석상이 있습니다.
거대한 얼굴 조각상이 있고, 오랫동안 방치되었는지 그 위로 초목이 잔뜩 자라 있습니다.
얼굴 조각상을 왼쪽과 오른쪽에는 뱀과 소가 새겨진 돌이 있는데, 무슨 뜻인지 짐작도 안 가는군요.
어쩌면 게임 내용과 관계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이스터 에그는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죠.
얼굴을 보면 게임 '완다와 거상'에 나오는 거상(巨像)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정작 저 얼굴과 일치하는 거상은 없습니다.
다른 단서는 없는지 근처를 구석구석 살펴보고 머리 위로 올라가 보기도 했지만 성과는 없었습니다.
체코 지방의 전설이나 토착 종교, 혹은 바이킹 문화와 관련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바위에 박힌 검
이번에는 북서쪽 끝으로 올라갑니다.
한스와 헨리 일행이 공격당했던 바위탑 연못 야영지에서 북서쪽입니다.
위의 지도에서 헨리가 있는 위치를 찾아가 보세요.
이렇게 생긴 바위 위에, 검이 꽂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바위에 꽂힌 검이라면 역시 아서왕의 전설에 나오는 '엑스칼리버'가 생각이 납니다.
왕이 될 사람은 바위에 꽂힌 검을 뽑을 수 있다고 하고, 실제로 당시에 어렸던 아서가 검을 뽑아내는 데 성공했죠.
아쉽게도, 헨리는 왕이 될 재목은 아닌가 봅니다. 헨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성능이 낮은 '무기 토막' 뿐이네요.
아니면 처음부터 무기 토막이 박혀 있었는지도 모르죠.
들고 휘두르면서 사진 모드로 보면, 원래 모습은 멋진 검이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냥 빼들고 있을 때는 어째선지 사진 모드로 볼 때 무기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게임 시스템 상, 완전히 파괴되어서 무기 토막이 되어버린 무기는 수리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어쩌면 우리가 모르는 히든 퀘스트나 아이템이 있어서 원상복구가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작은 희망을 품고서, 이 무기 토막은 보관함에 고이 간직하기로 했습니다.
이제 트로스키 지역에서 발견된 이스터 에그는 다 보았습니다.
다음에는 쿠텐버그 지역에서 찾을 수 있는 이스터 에그들을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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