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쿠텐버그 지역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이스터 에그들을 살펴 보겠습니다.
전부 제가 시간을 들여 직접 찾아가서 확인한 것들입니다.
관심이 있으시면 여러분도 찾아가서, 다른 사람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은 없는지 살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 기묘한 밀짚모자
데인마크 방앗간에서 북동쪽 숲으로 올라가 위의 지도에 있는 위치에 가면 '오래된 거목'을 발견했다고 뜹니다.
그리고 그 나무 아래 수많은 돌들 중 하나에는 기묘한 밀짚모자가 걸쳐져 있죠.
집어들면 헨리가 굳이 코멘트를 합니다. 평범한 물건이 아니라는 뜻이죠.
아시는 분은 이미 알아챘겠지만, 만화 시리즈 '원피스'의 주인공 루피의 모자입니다.
한번 설명을 볼까요?
오오 이전 착용자들의 의지가 실려 있는 것 같다니!
그런데 이거 밀짚모자의 무게가 무려 36이나 됩니다.
아래 있는 철모인 높은 케틀햇도 무게가 2.6밖에 안 되는데 그 열 배가 넘네요.
이전 착용자들의 의지가 실려 있어서 무거운 걸까요?
아니면 그냥 무거워서 뭔가 실려 있는 것 같은 걸까요?
아무튼 루피의 모자를 얻은 기념으로 루피처럼 입어 보았습니다.
루피 옷과 비슷한 게 없어서 그냥 다 벗고 평범한 신발을 신었습니다.
좀 쉬고 싶어서 데인마크 방앗간으로 돌아가 보았습니다.
아니, 제가 피 칠갑이 된 건 신경이 안 쓰이세요?
역시 해적과는 관계가 없는 보헤미아 지방이라 그런지 누가 알아주지 않네요.
어쨌든 입은 김에 사진 모드로 놀아보았습니다.
빨리 보관함에 넣어버려야 합니다. 이런 무거운 모자를 갖고 있으면 전리품을 많이 못 챙기거든요.
경치 좋은 곳에 앉아 학문에 힘쓰는 해적 헨리.
중간에 도적을 만나, 루피의 의지를 이은 해적답게 맨몸 맨주먹으로 상대했습니다.
주먹에 실린 저의 의지를 느낀 탓인지, 삶을 포기하고 눈도 감더군요.
어차피 주먹으로 때리면 죽지 않고 기절하는데...
아무튼 쿠텐버그에 오면 적들이 많이 강합니다.
맨몸에 맨주먹으로 싸우는 건 이제 그만해야겠습니다.
그래도 들개들은 상대할 만 하네요.
▶ 옥에 티를 찾아라
쿠텐버그를 돌아다니다 보면 어떤 기사의 형제를 구하러 가는 퀘스트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적의 본거지에 쳐들어가서 전투를 완료하면 아래와 같은 컷씬이 뜹니다.
정지화면에서는 무엇이 이상한지 쉽게 보일 것입니다.
하지만 컷씬에서는 잠깐 지나가는 거라 눈치채지 못했네요.
모르겠다면 왼쪽 위를 잘 보세요.
중세 시대에 웬 비행기가 하늘에서 날아가네요. NG!
영화 '트로이'에서 비행기가 날아가는 장면이 CG 처리되지 않고 그대로 나간 일이 있었죠.
제 생각에는 아마 그걸 패러디한 것 아닌가 싶네요.
▶ 팔씨름 인사
같은 퀘스트의 같은 컷씬에서, 영화의 한 장면을 오마주한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동생을 구하러 온 형이 잡혀 있던 동생과 감격의 재회를 하는 장면인데요.
이건 gif로 봅시다.
공중에서 팔씨름을 하며 농담을 나누는 모습이죠.
영화 '프레데터' 초반에서 이런 장면이 있습니다.
주인공 더치(아놀드 슈왈츠제네거)가 옛 동료인 CIA 요원 딜런과 만나는 장면인데요.
"Dillon, You son of a..."로 시작해서, 'CIA가 너한테 연필이나 잡게 해서 약해진 거냐'고 농담하는 것이 상당히 유사합니다.
▶ 몬티 파이튼과 성배
헨리가 체력이 얼마 안 남은 상태가 되면 눈앞이 붉어지게 되는데요.
이 상태로 돌아다니다 보면 사람들이 걱정해 줍니다.
그에 대해 예의바르게 대답해 줄 수도 있고 퉁명스럽게 쏘아붙일 수도 있는데, 예의바르게 대답할 때의 대화 중에 이런 것이 있습니다.
Just a scratch!라고 하는데, 영국의 코미디 영화 '몬티 파이튼과 성배'에도 유명한 대사가 있죠.
아서 왕이 성배를 찾기 위한 길을 갈 때, 검은 기사가 앞을 막으며 싸움을 걸어옵니다.
결투 끝에 아서 왕이 검은 기사의 한 팔을 베어내죠.
아서 왕: 이제 비켜라, 그대는 훌륭한 적수였다!
검은 기사: 그냥 긁혔을 뿐이다!
아서 왕: 긁혔다고? 팔이 떨어졌지 않은가!
검은 기사: 그렇지 않다.
아서 왕: (떨어진 팔을 가리키며) 그럼 저건 뭔가?
검은 기사: [잠깐 침묵] 더 심한 일도 겪어 봤다.
아서 왕: 거짓말!
몬티 파이슨과 성배에 관한 패러디 혹은 레퍼런스는 하나 더 있습니다.
거래, 도둑질을 하거나 적의 시체를 털 때 여러 주사위를 발견할 수 있는데요.
그중에 '성 안토니쿠스의 주사위'가 있습니다.
주사위 게임에서 3이 나오는 건 그리 좋은 게 아닙니다.
1과 5가 나와야 좋은 건데... 중요한 건 2와 4가 아니라고 강조하는 부분이죠.
몬티 파이튼과 성배에서 유명한 내용은 바로 살인 토끼와 안티오크의 성스러운 수류탄입니다.
한 마리 토끼가 길을 막고 있자 코웃음치며 기사들을 보내지만, 이 토끼가 너무 강해서 기사들에게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는 상황. 이에 아서 왕 일행은 수도사들이 갖고 있는 '안티오크의 성스러운 수류탄'을 요청합니다.
찬송가와 함께 열리는 수류탄 상자. 수도사들이 사용법을 적은 책을 소리내어 읽습니다.
"우선 성스러운 핀을 뽑아라. 그리고 셋을 세어야 하리니, 더 적어도 더 많아도 안 된다. 셋이 그대가 세어야 할 숫자이며, 세어야 할 숫자는 셋이어야 하니라. 그대는 넷을 세어서는 안 되고, 둘을 세어서도 안 되지만, 그 다음에 셋을 세기 위해서라면 괜찮다. 다섯은 절대로 안 된다. 세 번째 숫자로서 셋을 셈에 도달한 다음에는 안티오크의 성스러운 수류탄을 그대의 적에게 던지라. 나의 눈에 거슬리는 그 적은 박살이 나리니."
뭐 어쨌든, 3이 나오는 것은 좋은 게 아닙니다...만, 그건 징표를 사용하지 않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징표를 사용해서 게임의 규칙을 바꾸면 3이 나오는 게 좋을 수도 있습니다.
▶ 지하 동굴 속 괴수
쿠텐버그 성 남서쪽으로 가면, 위 지도에서 헨리와 깃발이 있는 위치에 빈 집이 하나 있습니다.
열쇠를 찾지 못해서 따고 들어가야 했는데, 들어가면 수상한 지하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사다리를 따라 아래로 내려가면 지하 통로가 있는데, 돌아다니다 보면 아래와 같이 막힌 길이 있습니다.
최대한 앞으로 가서 장애물 너머를 보면 놀라운 게 있습니다.
한 남자가 횃불 옆에 죽어 있는데, 그 뒤로 보이는 웅덩이에는 뭔가가 움직입니다.
트로스키 지역에서 컷씬에 슬쩍슬쩍 보이던 그 공룡입니다.
죽은 남자는 쥬라기 공원처럼, 여기서 공룡을 기르다 물려 죽은 건 아닐까요?
제가 본 유튜브 영상에서는 화살에 맞으면 닭이 되던데, 제 경우는 쏘아 맞힐 수는 있었지만 정말로 닭이 되는지는 확인할 수 없네요.
▶ 지하에서 일하는 해골들
쿠텐버그 성의 남서쪽 성문으로 가면, 성문 옆에 빈 집이 하나 있습니다.
낮에는 문이 잠겨 있고 지켜보는 사람도 많지만, 밤이 되면 사람이 없고 문이 열려 있습니다.
들어가서 남쪽 구석을 보면 나무 덤불이 있는데, 끝까지 가서 벽을 따라 움직이다 보면 아래로 떨어집니다.
나무 덤불에 숨겨진 계단이 있었네요. 이제 안으로 들어갑시다.
이 지하실에서는 수많은 해골들이 도면과 문서를 잡고 씨름하고 있습니다.
플레이어들은 이 해골들이 중세를 게임 속에 최대한 충실하게 재현하고자 애쓴 개발자들이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도 다른 것일 것 같지는 않네요.
정신이 나가버린 해골들 사이에는 두개골이 깨져 버린 해골도 있네요.
정말 고생했습니다 개발진 여러분.
다양한 해골과 지도, 문서들이 있지만 직접 보러 가보시길 권합니다.
▶ 축제 기둥과 비석
악마의 소굴에서 북쪽으로 올라가서 이동 한계선까지 가다 보면, 뭔가 익숙한 것이 보입니다.
흔히 '메이폴'이라 불리는, 축제 기둥입니다.
타호프에도 축제 기둥이 있는데 이건 그것과 다르고, 본 적이 있는 모양입니다.
그렇습니다. 영화 '미드소마'에 나오는, 스웨덴식 메이폴입니다.
원래 5월 축제에서 쓰기에 메이폴(Maypole)이라고 부르지만 스웨덴에서는 하지 축제, 즉 미드소마에 사용하죠.
그리고 조금 떨어진 곳에는 피 묻은 손자국이 있는 바위에 뭔가 새겨져 있네요.
새겨진 글자는 알아볼 수 없지만, 영화 미드소마에도 이와 대응되는 장면이 있습니다.
피 묻은 손자국은 같지만 새겨진 내용은 다르네요.
게임에서는 뭐라고 새겨져 있는지 제대로 읽을 수가 없는데, 나중에 밝혀지면 좋겠습니다.
▶ 불 속의 검
세들레츠 납골당에서 북동쪽 끝의 구석으로 달려가세요.
밤이라면 그 구석에서 불빛이 보일 것입니다.
나무들을 지나쳐 구석에 도착하면, 화톳불이 피워진 야영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화톳불에 검이 꽂혀 있네요.
그렇습니다. 바로 게임 '다크 소울'의 화톳불입니다.
킹덤 컴 딜리버런스 2의 이스터 에그는 아직 더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제가 확인을 하지 못한 것이 있기에, 더 준비한 다음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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