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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재미

미사이드(MiSide) 숨은 디테일들 (2) - 여긴... 게임 속? 챕터

by zipworld 2024. 12. 27.

 

지난 글에서는 메인 메뉴와 프롤로그에 숨겨져 있던 디테일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는 챕터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주의: 게임 엔딩을 포함한 수많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여긴... 게임 속?

- 튜토리얼과 설정에서는 알려주지 않지만, Tab을 누르면 게임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즉 목표가 표시됩니다.

Esc로 일시 정지 메뉴를 불러오지 않아도 됩니다.


- 처음 들어간 집에서 거실에 있는 사진들을 보면, 여기는 폰 게임에서 보던 미타와 다른 단발 미타의 집입니다.

 

이후에 나오지만, 이곳은 단발인 다른 미타의 집입니다.

여기서는 보이지 않는 단발 미타가 벽에 낙서를 쓰고 지우며 플레이어를 놀리죠.

나중에 만나는 다른 단발 미타에 의하면 이곳은 '괴롭히기 좋아하고 건망증이 있는' 단발 미타의 집이라고 하네요.

 

 

이후에 복도 저 멀리에서 잠깐 모습을 드러내는데, 촬영 모드로 보면 단발 미타가 맞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그런데, 단발 미타의 집에 침실 선반 위, 주방 서랍장 위에 엎어져 있어 볼 수 없는 액자가 있습니다. 

 

보통은 액자 사진이 무엇인지 볼 수 없지만, 촬영 모드로 보면 양갈래 머리끈을 한 미타인 '미치광이 미타'의 그림들입니다.

주방의 엎어진 액자
거실의 엎어진 액자
이후 챕터에서 세워진 액자들

 

1.9 버전에 있는 것과 같습니다.

자, 단발 미타의 집인데 미치광이 미타의 사진이 있습니다.

눈에 띌 것을 우려해서 엎어 놓았는데, 그렇다고 없애지는 않았죠.

정말로 이 집에 온 것이 미치광이 미타가 의도하지 않은 일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 이 단발 미타의 집을 미치광이 미타가 건드릴 수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습니다.

 

- 주방에는 이런 포스터가 걸려 있네요.

 

이것은 같은 러시아에서 제작된 비주얼 노블 게임 Everlasting Summer의 오마주라고 합니다.

 

- 주방의 책장에서 맨 위에 있는 책은 원래는 안 보이는 위치에 있습니다.

하지만 촬영 모드로 위에서 보면 ‘모두를 죽이는 방법'이라는 제목이네요.

 

-주방의 책장을 찬찬히 살펴 봅시다.

 

대학살코기라는 제목은 대학 살코기라고도 읽을 수 있고, 대학살 코기(견종)이라고도 읽을 수 있네요.

영어 원문은 Jammassacre. 잼을 학살한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러시아어 원문은 кекстер. 켁스터라고 읽으며, 미국 드라마 '덱스터'의 패러디로 보입니다.

кекс는 과자 종류를 의미합니다.
그 왼쪽은 바보들을 위한 요리법이라고 되어 있는데, 글 색깔을 보면 바보 = 밥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영어 원문은 어떨까요?  FOOD RECIPE 라고 되어 있는데 FOOL로 고친 것으로 보입니다. 그 반대일지도 모르죠.

러시아어는 дурак(바보) рецептура(요리법)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바보 같은 요리법' 혹은 '바보를 요리하는 법' 두 가지로 해석되도록 만든 것으로 보이네요.

 

영어 버전
러시아어 버전


- 시작하자마자 주방에 가면, 식칼 블럭에서 식칼 하나가 없어져 있고 이후에도 계속 하나가 비어 있습니다.

미치광이 미타가 늘 갖고 다니기 때문이 아닐까 하네요.

식칼은 소위 '얀데레' 캐릭터가 애용하다보니 yandere japanese sword 라는 별명도 있습니다.

 

- 거실 tv 앞 테이블에 잡지 기사가 있는데, 원래는 작아서 글씨가 안 보였지만 촬영 모드로 이제 볼 수 있습니다.

현생은 이제 유행에 뒤처졌죠! 메타버스 라이프에 들어갈 기회를 얻으셨나요? 내세는요? 아니다, 됐어요! 이런 잡지에는 보통 뭘 적죠? 아직도 떠오르는 게 없네요. 아무 의미 없는 헛소리 정도 제외하고는 말이죠. 그러고 나서 온라인 번역기로 당신의 모국어로 번역해 놓겠지요.(역자 주: 본 게임 내 모든 한국어 번역은 역자가 작업하였음) 참고로 이 글은 다친 손으로 쓰고 있는 거예요. 쉽지 않네요. 삶도 없고, 사랑도 없고, 행복도 없고, 팔은 다쳤고, 게다가 뭔가 잘못 꺾인 것 같은데 말이죠. 완전 동화 같죠! 뭐 어떻게든 되지 않겠어요? 어쩌면 여러분도 그렇고요. 이 정도 썼으면 되려나요, 아니면 몇 번 더 복붙할까요? 누가 읽을 것도 아닌데 말이죠.

 

네, 봅니다. 쓰는 사람이 있으면 보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죠.

행여나 오해 받을까봐 역자 주도 달려 있네요. 게임 내 모든 번역은 사람이 작업한 유기농 번역이라네요.

 

- TV 옆을 보면 러브 노트라는 공책이 있네요. 

 

흐음... 러브, 샘의 패러디일까요? 

하지만 영문판의 폰트를 보면 원래는 무엇의 패러디인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바로 데스 노트의 패러디입니다.

 

- 주방 문쪽에는 또 다른 책이 있네요.


이 책의 원문은 어떻게 되어 있는지 볼까요?

 

No, thanks, Bro!라고 되어 있네요.

이것은 바이오 하자드 4에서 라몬 살라자르를 처음 만났을 때, 라몬이 '형제여(my brethren)'라고 부르자 레온이 bro를 넣어 받아친 대사가 밈화된 것입니다.

저자 이름이 레온스키(Leonsky)라고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확실하네요.

 

- 이제 높은 책장을 보도록 할까요.

 

UMFEND라는 책이 있네요.

Umfend은 개발사인 AIHASTO의 전작 게임인데, 미사이드와 유사한 점이 많이 있습니다.

이건 나중에 더 이야기하겠습니다.

미래로 가는 전자레인지라는 책은 Steins;Gate(슈타인즈 게이트)에 대한 오마주로 보입니다.

거기서 시간 여행을 하는 장치를 바로 전자레인지를 이용해 만들거든요.

 

- 알 수 없는 부호가 쓰여진 책이 종이 박스 아래에 있습니다.

이것은 HEX 코드로서, 해독하면 러시아어로 тебе конец 라고 합니다.

이것은 '넌 끝장이야'라는 뜻입니다.

오류 드라마라는 책이 그 옆에 있는데, 보다시피 원문은 Error Drama로서 에로를 패러디한 제목이네요.

그림을 보면 하트가 깨지고 있습니다. 오류가 관계되어 둘의 사이가 깨어진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 더 오른쪽을 보면 책등에 제목이 없는 책 표지에 '그에게 말 좀 그만 걸어!'라고 적힌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이제 그 밑의 칸을 봅시다.

 

그를 놀리는 방법이라는 책이 눈에 띄네요. 저자는 Anita B.라고 적혀 있고,

그를 놀리고 훔치고 가두는 방법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Umfend의 히로인 이름이 바로 Anita입니다.

그리고 아니타는 Umfend의 주인공을 놀리고, 겁주고, 조종하죠.

말했듯이 이번 작품인 미사이드와 같습니다.

그리고 Umfend와 동일한 로고가 책등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셨나요?

바로 제작사의 로고 모양과 유사하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파리볼크 연대기라는 책이 있네요. 역시 제작사인 AIHASTO의 제작 중(?)인 작품이 바로 Fariwalk입니다.

물음표가 붙은 이유는, 이 게임의 짧은 프롤로그인 Fariwalk: The Prelude가 2017년에 나온 이후 소식이 없기 때문입니다...

 

파리볼크 연대기 옆에는 안 돼 이건 함정이야!라는 책이 있고 그 아래에는 도망쳐! 더 늦기 전에 어서!라는 책이 있네요.

이전에 미치광이 미타에게 당한 플레이어들이 남긴 걸까요?

그보다는 미치광이 미타가 주인공을 놀리려고 넣어두었을 가능성이 더 높겠네요.

이미 도망치는 건 불가능하니까요.

 

- 거실에서 주방 쪽을 보면, 왼쪽 구석에 음료수캔이 숨겨져 있습니다.

촬영 모드로 가까이서 보면

메모지에 MitaHide, 캔에 Secret Lame.

합치면 '미타가 시시한 비밀을 숨긴다'라고 읽을 수 있습니다.

이 음료수 캔은 이 게임에서 레벨마다 하나씩 숨겨져 있는데요.

찾아도 어떤 반응이나 도전 과제 같은 것은 없습니다. 아마 그래서 시시하다고 하는 거겠죠.

하지만 있는 이상 다 찾아내 보여드리겠습니다.

 

이번에는 침실로 가 볼까요.

 

- 침실에서 컴퓨터 책상을 보면 플로피 디스크가 있는데, 라벨에 뭔가 있습니다.

미치광이 미타가 왜 이런 짓을 하는지도 약간은 알 수 있는 단서입니다.

연애 시뮬레이션 속 연애 대상인 캐릭터에게 자아가 주어진다면 이런 불만이 있을 수 있죠.

바로 사랑을 무한대 분의 1만큼만 내가 얻어야 한다는 것이죠.

게임이라는 것은 이론상으로는 무한히 많은 사람이 플레이하게 되는 것이고,

그 게임의 한 카피 속의 나는 무한히 많은 다른 복사본들 중의 한 명일 뿐입니다.

또한 게이머 역시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나만 하지는 않습니다.

상대, 즉 플레이어의 사랑을 독점할 명분도 수단도 없습니다. 정상적으로는 말이죠.

 

이전 편에 언급한 두근두근 문예부와 같이,

더 나아가면 더 이전에 제작된 게임인 '당신과 그녀와 그녀의 사랑'과 같이,

이 게임은 게임 속에서 연애 대상으로 제공되는 캐릭터에게

자아가 생기고, 제4의 벽을 뛰어넘을 능력이 생긴다면 어떨까?라는 물음에서 출발합니다.

 

- 침실에는 거대한 기계가 있습니다. 포탈이라고 부르죠.


전작인 Umfend 역시 이와 비슷한 기계가 있습니다.

 

이 기계 역시 배터리를 찾아 끼워서 작동시켜야 하고 외형 면에서 비슷해 보이네요.

 

게다가 바닥에 놓는 원형 부품까지 있습니다.

 

- 촬영 모드로 옷장 안을 보면, 버전 1.5 단발 미타의 방인데도 벽이 뚫려 있습니다.

하지만 문은 없네요.


- 처음 포탈을 사용하면 방이 어두워지는데,

침실에 있는 Umfend의 주인공, 아니타의 피규어가 눈을 붉게 빛내며 주인공을 쳐다봅니다.

 


위치를 옮기면 고개를 돌려 쳐다봅니다.

아마 분위기가 Umfend와 같아졌기에 이러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 전기를 복구하면 이제 포탈의 배터리를 찾아다녀야 합니다.

그러다 단발 미타가 저 멀리 보이는 복도를 지나, 주방에 도착하면 창문 밖으로 손이 하나 나타나는데...!

 

촬영 모드로 보면 이렇습니다. 손밖에 없네요.

 

뜯어보면 주인공의 손과는 명백히 다릅니다.

나중에 미타의 손을 자세히 볼 기회가 있는데, 손가락 끝과 손톱의 형태를 보면 미타의 손으로 보는 게 맞습니다.

 

- 냉장고에서 자석이 떨어지면 다시 붙이는 것이 평화 모드 엔딩의 조건이죠.

하지만 다시 붙이지 않고 주방에서 나간 다음, 다시 들어가 보면 냉장고에 자석이 다시 붙어 있는데,

I HATE YOU로 바뀌어 있습니다.

이것이 엔딩 분기 조건이라는 것은 미치광이 미타가 이것을 보고 있었다는 의미죠.

하지만 여기 사는 단발 미타가 괴롭히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으니 순전히 단발 미타의 장난일지도 모릅니다.

 

지금까지 '여긴... 게임 속?' 챕터의 디테일에 대해 다루어 보았습니다.

게임 제작자들의 고충, 좋아하는 것, 게임 속 스토리에 대해서 더 심층적으로 알 수 있었죠.(또는 번역자의 고충)

 

한 챕터에도 이렇게 찾아낼 게 많은데요, 사실 모든 챕터에서 이렇게 많이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한 개의 글에서 여러 챕터를 다루게 될 날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다음 챕터인 '둘만의 세계'는 다음 글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